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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 반성하고 자숙하겠다는 준영에게

  • 작성자 : 이*양 작성일 : 2024-03-29 조회수 : 28

                                                        반성하고 자숙하겠다는 준영에게

 

자유롭게 활개 치고 돌아다니다가 닫힌 공간에 갇혀서 생활하느라 힘들지?

네가 용맹하고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그것으로 위안 삼을 수밖에 없고 또 누군가에게 기죽을 수 없어 스스로 힘을 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구나.

준영아.

네가 지난날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니 고마운 일이다.

특히 네 행동이 후회가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고자 하는 마음도 소중하구나.

나도 오래전에 변화를 꿈꾸며 살다보니 교도소에서 생활한 적이 있어(오래전에 사면을 받았지만) 그곳의 생활과 상황이 쉽게 그려지는구나.

너도 말했듯이 돌이켜보면 잘한 일보다도 잘못한 일이 참 많더구나. 그래서 후회가 되고.

그런데 문제는 다시 그 잘못을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 번 저지른 잘못은 설사 용서받는다 해도 그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잘못 자체만으로도 무겁고 큰 짐이다.

그나마 상대방에게 용서라도 받게 된다면 다행이지만, 상대방이 용서해 주지 않아 용서받지 못한다면 자기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영원히 잘못으로 남게 된다는 점은 참 무서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네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은 피해자에게도 필요한 일이지만 네 자신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잘못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인정하여야 할 일이라고 본다. 그것은 네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일이기도 하다.

준영아!

너를 생각하면 지금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준영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준영이 마음은 얼마나 불편할지?

준영이 아버지는 마음이 어떨지?

준영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지?

준영이가 마음을 따뜻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누군지?

준영이와 고민을 함께 해 줄 사람은 누군지?

준영이와 부둥켜안고 함께 울어줄 사람은 있는지? 누군지?

준영이의 나약한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은 있는지? 누군지?

준영이가 미래를 설계할 때 함께 의논할 사람은 있는지? 누군지?

준영아, 결국 사람의 문제다. 사람들과의 관계 문제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느냐.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어떤 사람이 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준영이가 이번 기회에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살펴볼 좋은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그래서 네가 지금과는 다른 차원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건전한 사람으로 새로워졌으면 좋겠다. 그것은 너와 네 아버지와 가족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에게까지 두루 좋은 일이 되리라 믿는다. 너의 씩씩함과 용맹함이 이런 데에 잘 쓰이게 되면 참 좋겠다.

거듭 너의 반성과 자숙이 너를 새롭게 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맺는다.

그곳에서 규칙적인 생활로 몸과 마음을 성찰하여 성숙한 준영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10.27.

하하쌤 이계양 씀

* 준영인 글씨도 잘 쓰고, 띄어쓰기와 철자법도 정확하게 잘 알고 있구나. 그곳에서 날마다 글쓰기 연습(편지쓰기 포함)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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