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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 새로운 푸른 꿈을 위하여(2022.3.7.)

  • 작성자 : 이*양 작성일 : 2024-03-29 조회수 : 31

새로운 푸른 꿈을 위하여(2022.3.7.)

 

오늘 저와 여러분은 푸른꿈창작학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학생 여러분과 함께 푸른꿈을 꾸고 키우고 이루기 위하여 솔개의 얘기를 먼저 들려주고자 합니다. 이 얘기는 인터넷에서 아주 오래전에 읽었으며 확인하지 않았기에 사실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야기의 맥락이 의미 있겠다 싶어 여러분과 함께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솔개는 최고 약 70살까지 장수하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살이 되었을 때 고통스러운 결단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솔개가 40살이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부리가 가슴에 닿을 정도로 길게 자라서 쓸모가 없게 되고, 깃털은 긴 시간 동안 먼지 등이 두껍게 쌓여서 무거워진 나머지 제대로 날 수 없게 되어 그야말로 막다른 상황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때 솔개는 결단하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 죽는 날을 기다리든지 혹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재생하는 과정을 선택하든지.

재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즉시 산 정상부근으로 이동하여 둥지를 틉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합니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져 빠지게 만든 후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도록 기다립니다. 그다음에, 돋아난 새 부리로 발톱을 하나씩 뽑아내고 그 자리에 새 발톱이 하나씩 돋아나도록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부리로 날개의 깃털을 하나씩 뽑아내기 시작하여 반년 만에 새로운 깃털이 돋아나도록 하여 재생의 과정을 마치게 됩니다. 그야말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새롭게 비상함으로 재생의 삶을 30년 동안 더 활기차게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광주푸른꿈창작학교 학생 여러분!

오늘 이전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어도 괜찮습니다. 공부를 게을리해 왔고, 성적이 좀 나빠도 괜찮습니다. 늦게 일어나고 지각하고 조퇴하기를 밥 먹듯이 했어도 괜찮습니다. 말도 잘 안 듣고 그래서 맨날 야단맞았어도 괜찮습니다. 입만 열면 욕하고 불평했어도 괜찮습니다. 헛짓거리, 뻘짓거리 했다고 혼났어도 괜찮습니다. 담배 피우고, 피우다 들켜서 도망 다녔어도 괜찮습니다. 좀 모자라고 부족하고 잘 못했어도 괜찮습니다. 이전까지의 생활은 다 솔개의 지난 40년의 삶이라고 여기고, 지금 우리들이 어떤 결단을 선택하느냐만 문제입니다.

우리들 인생의 푸른 꿈을 위해서 산 정상에 올라가 부리를 뽑고 발톱을 빼며 날개의 깃털을 뽑아내는 피눈물 나는 고통을 스스로 결단하고 실행하는 것이 오늘 푸른꿈창작학교에서 시작할 일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인문계고등학교의 경쟁과 효율을 앞세운 대학입시의 투쟁구조 속에서 혼자 빛나는 불행한 개인으로 체제주도적 상황과 여건 속에서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우리 광주푸른꿈창작학교는 지금 더불어 빛나는 행복한 학교공동체를 목표로 날마다 어떻게 더불어 빛날 수 있을까, 어떻게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를 부대끼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LTI 인턴십 과정을 통해서, 생활 목공과 자전거 학습을 통해서, 생명평화 및 NGO와 사회참여를 통해서, 영상, 사진, 무용, 음악, 디자인, 크리에이티브를 통해서, 예술창작, 문화콘텐츠 그리고 스포츠, 식품영양뿐만 아니라 국,,, 국사 과목을 통해서도 오로지 어떻게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빛나게 살 수 있을까를 꿈꾸고 있습니다. 푸른꿈창작학교는 여러분의 진로 전반(진학을 포함하여)에 걸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가운데 지지하고 응원할 생각입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 괜찮다고 하니 아하, 아무렇게나 해도 되나 보구나. 내 멋대로 해도 되겠구나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여지껏 살아왔던 혼자 빛나는 불행한 개인의 삶의 범주라고 여기며 이런 모습은 단호하게 거부할 것입니다. 푸른꿈창작학교는 교육의 본질이 남의 아픔을 이해하고 남의 아픔에 공감하며, 남의 아픔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이것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여기며 더불어 빛나는 행복한 공동체의 가치를 도모하며 추구해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교장인 저와 우리 학교의 모든 선생님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환영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동시에 각자의 평화와 모두의 평화가 상호 존중 속에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 푸른꿈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생명존중과 평화사랑의 마음으로 더불어 빛나는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도록 오늘 푸른꿈의 산정상에 같이 오릅시다. 피나는 고통을 이 푸른꿈창작학교에서 함께 견뎌냅시다. 재생의 부리와 발톱, 날개를 만들어 앞으로 푸른꿈을 꾸고 키우고 이루어 냅시다. 반드시 이루어 냅시다.

푸른꿈창작학교 학생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3.7. 푸른꿈창작학교 입교식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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