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가 손을 잡았다
개나리가 손을 잡았다
2020년 9월,
광주푸른꿈창작학교에 부임하자마자 개나리를 심었다.
2021년 3월에 한 뼘 남짓한 줄기에서
노란, 햇병아리 같은 개나리꽃이 피어나서
푸른꿈을 꾸게 하더니
2022년 4월에
담벼락 아래 개나리가 줄기를 위로 뻗어
담벼락 위의 개나리가 줄기를 아래로 드리워
푸른 줄기끼리 손을 잡았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디고
매서운 꽃샘추위도 견디고
온 세상을 3년째 버르집고 있는 코로나 속에서도
가늘한 줄기의 개나리꽃이 피더니
싱싱한 푸른 잎으로 자라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쑥쑥 자라
씩씩하게 줄기손을 마주 잡았다.
두 팔 벌려
하늘을 안으려는 푸른꿈의 비상과
두 팔 벌려
세상을 안으려는 푸른꿈의 품이
간절한 소망이 되고
절실한 바람이 되어
이 봄 담벼락에 기대어
푸르게 푸르게
줄기손을 마주 잡았다.
마주 잡은 줄기손으로
가자,
더불어
빛나는
행복한
푸른꿈의 나라로.